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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e, Robot, Policy

돈 벌어서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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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Prime 의 마끄로쁘또 님의 글입니다. < 원문링크 >

1. 돈 벌어서 ‘행복해’

미래를 선도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곳으로 유명한 MIT의 미디어 랩을 설립하였고,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들을 위해 “100달러 노트북”을 만들어서 유명해진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교수가 쓴 베스트셀러 <디지털이다 (Being Digital)>의 서문에 재미있는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네그로폰테 교수가 어느 정부 기관을 방문하였는데, 보안상의 이유로 개인이 휴대한 노트북을 소지하고 들어가지 못하게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입구에서 노트북을 맡겨야 하는데, 신고서에 노트북 가격을 적는 곳이 있어서 100만 달러라고 적었더니 직원이 황당해 하더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네그로폰테 교수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그 노트북에 저장 되어 있는 정보의 엄청난 가치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한 하드웨어의 가격에만 관심을 갖는 사람들의 인식의 잘못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사람들의 창의력으로 만들어지는 정보의 기본 단위인 비트는 물질의 기본 단위인 아톰보다 더 많은 가치가 있게 될 것이라고 예언(?)을 한 것이 바로 <디지털이다>라는 책입니다.

최근 제가 관심있게 본 기사가 하나 있습니다.

“대한생명 등은 이글스에 1억5천만원 배상하라”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linkid=12&articleid=2007111516004682436&newssetid=471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linkid=16&articleid=2007111615150459801&newssetid=489

간단히 정리하자면, 대한생명이 이글스의 노래 “데스페라도”를 광고에 사용하기 위하여 협상을 하다가 금액 차이가 커서 협상을 포기하고는 광고에 노래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이글스측이 5억원의 소송을 제기하였고, 법원은 광고주와 광고제작사가 1억5천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하였다는 기사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이 기사는 우리나라도 법적으로 지적재산이 잘 보호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이 기사는 우리나라는 법으로도 지적재산을 제대로 보호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 주는 사례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 기사를 근거로해서 저는 두 가지를 추측합니다.

1. 처음 협상 시 이글스측은 최소 1억5천만원 이상의 금액을 요구하였다.
2. 대한생명측은 소송 당하여 패소할 것을 예상 및 감수하고, 음악을 무단 사용하였다.

제가 이렇게 추측을 한 이유는 우리나라에서는 지적재산 침해에 대해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제가 다른 사례를 들어서 오래전에 차한잔에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http://dvdprime.paran.com/bbs/view.asp?major=ME&minor=E1&master_id=40&bbslist_id=784025)

다시 간단히 설명하자면, 징벌적 손해배상이란 가해자의 악의적이고 비도덕적인 불법행위를 응징하기 위하여 실제 손해에 대한 보상적 배상 외에 추가적으로 징벌적 성격의 손해배상 또는 벌금을 물리는 것을 말합니다.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가 유명한 실례죠.

문제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지적재산에 대한 침해가 악의적이고 고의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적재산을 침해하여 고소를 당해도 침해한 재산권에 대한 배상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즉 미리 돈 내고 사용하든 사용하고 문제 생기면 돈 내든 금전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번 사건의 경우에도 판결문에서 “일본에서는 원고들의 음악 사용에 대한 대가로 약 4억원 정도를 지급한 점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액을 정다”라고 밝힌 것으로 봐서는 당초 이글스가 제시한 금액 보다는 훨씬 낮은 금액으로 손해배상액을 책정하였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뻔뻔하게 남의 지적재산을 침해한 대한생명은 애초 이글스가 제시한 금액보다 훨씬 싸게 광고 사용료를 내게 되어, 요즘 한화의 CM송처럼 돈벌어서 “행복해”를 외치게 되었습니다. (대한생명은 한화가 인수하였습니다.) 반대로 이글스의 입장에서는 어이없게도 자신들의 뜻과 달리 헐값에 광고 사용권이 팔리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금액이 많고 적음이 아니라, 악의적이고 고의적으로 지적재산을 침해되는 기업의 도덕성입니다. 징벌적 손해배상이 없다보니 “일단 쓰고 문제생기면 돈 내면 되지”라는 식의 뻔뻔한 행동은 음악이든, 특허이든 우리 사회의 모든 지적재산을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도둑이 물건을 훔쳐도 훔친 물건 돌려주면 아무런 징벌을 받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나라에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있어서 위 사건의 경우 1억5천만원을 배상하고, 벌금으로 한 10억을 내게 했다면 대한화재가 저렇게 뻔뻔하게 음악을 무단으로 사용할 수 있었을까요?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간혹 제기되기도 하였지만 현재까지는 큰 움직임은 없는 것 같습니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기업들)는 아직 지적재산의 생산보다 소비를 많이하기 때문에 만약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기업들의 손해가 크고 외국 기업들이 악용할 소지가 높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지적재산을 만들고 소유한 사람의 권리는 보호해 주지 않으면서 사용자의 권리만 우선시하는 그런 입장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몇 만원짜리 물건하나 훔쳐도 벌을 받는 사회에서 남의 지적재산을 침해하여도 벌을 받지 않는 우리 사회는, 네그로폰테 교수의 말처럼 아직 비트의 가치 보다는 아톰의 가치만을 우선시 하는 것 같습니다. 중요한 문제는 이러한 가치있는 정보와 지적재산에 대한 침탈은 돈 없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이 있는 사회의 기득층이 주로 저지른다는 측면에서 그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2. 또 하나의 범죄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과 뇌물수수 검창 이름이 공개되면서 언론의 관심은 검찰로 확 쏠린 경향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 이용철 변호사의 고발로 다시 한번 삼성에 대한 주목을 유도할 수 있었지만, 아직까지 잠잠하기만 한 현실이 조금 이해되지는 않습니다. 사실 이용철 변호사 이전에 “회장님”의 말씀때문에 깨끗한 정치인으로 주목을 받은 추미애 의원도 돈을 갖고 찾아왔었다는 사실을 이야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나 언론은 놀랍게도 아주 담담하기만 할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김용철 변호사가 항상 이야기 하였듯이 뇌물받은 사람이 아니라, 비자금을 마련하고 뇌물을 준 삼성이고, 그와함께 에버랜드 사건을 통해서 편법상속을 한 이재용씨와 이건희 회장입니다.

지난 주말 시사매거진 2580에서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하더군요. 에버랜드 사건의 실체는 “편법상속”이 아니라 회사돈을 탈취한 “배임 또는 횡령”이 라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그렇더군요. 이건희 회장이 이재용씨에게 상속한 것은 고작 60억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60억원은 몇년 만에 수 조원의 가치가 되었습니다. 즉 이건희 회장이 상속해준 돈은 정말 쥐꼬리만한거고, 이재용씨가 얻은 대부분 재산의 실체는 삼성 계열사 회사들과 주주로부터 훔쳤다는 것입니다.

신규 전환사채에 대한 권리를 포기함으로써 엄청난 차익을 올릴 수 있었던 회사는 그만큼 손해를 본 것이고, 비싼 전환사채를 헐 값에 팔아 넘긴 에버랜드 역시 엄청난 손해를 본 것입니다. (당시 세법상 가치 12만7750원의 전환사채를 7700원에 이재용씨에게 넘겼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재용씨는 엄청난 돈을 회사의 주주로부터 훔친 것입니다.

현재 허태학 전 에버랜드 사장 등이 배임죄로 기소되어 1, 2심에서 유죄를 받았지만 웃기게도 이 배임을 통해서 실제적 이익을 본 사람은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범죄를 저질렀다고 인정이 된 범인은 사실 금전적 이익은 전혀 없고, 그 범죄를 통해서 막대한 이익은 본 사람은 기소조차 되지 않는 사회, 이 사회가 과연 정상적인건가요?

더구나 일반적 상식으로,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배임죄를 저지른 사람은 당연히 회사에서 짤리고 민사적 배상 소송을 받을 것입니다. 하지만 에버랜드에 막대한 손해를 입힌 허태학 전 사장은 여전히 삼성종합석유화학의 사장으로 이건희 회장을 신임을 받고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아래 한겨레21의 기사를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http://h21.hani.co.kr/section-021005000/2007/11/021005000200711130685047.html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으로 우리 사회가 얼마나 많이 바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런 명백한 범죄가 뻔뻔하게 어설픈 변명으로 넘어간다면 우리 사회의 무관심과 냉소는 정도를 벗어난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저 역시 이런 상황에서 뭔가 나서서 설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관심을 가지고 제가 할 수 있는 작은 하나라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인 삼성 불매 운동을 예전부터 하였고, 최근에는 삼성으로부터 광고를 못받는 한겨레 신문을 구독 신청 하였습니다.

최근에 본 영화 <로스트 라이언즈>에서 교수로 나온 로버트 레드포드가 사회에 냉소적이고 참여의식이 부족한 제자에게 “참여하라, 참여해서 실패하여도 참여했었다는 사실은 남는다”라 고 가르치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 역시 항상 사회에 냉소적이고 정치에 무관심하였으며, 이러한 제 행동에 대해서 사회가 그렇게 만들고 정치가 그렇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합리화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무리 작은 것 하나라도 관심을 가지고 참여를 하여야 한다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새롭게 느끼고 있습니다.

최소한 우리 사회가 저런 범죄를 그냥 다 그런거지 생각하고 넘어가는, 그런 사회는 안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오늘도 땀 흘러 열심히 일하는 바로 우리들의 노력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PD수첩>에서 “핵심은 이재용이다”라는 제목으로 방영을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맥주 한 캔 마시면서 드라마 <이산>과 <PD수첩>을 계속 시청할 생각입니다. 🙂

from DVD Prime < 원문링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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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soyul's papa

11월 22, 2007 , 시간: 9: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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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Respo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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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름 지식산업에 종사한다고 믿는 제 입장에는 너무도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아래의 포스트에서도 적었지만, 정말 우리나라는 지적재산권 또는 지적재산의 생산자에 대해서 너무도 인색한 평가를 가지고 있죠.

    Sangmin Lee

    11월 23, 2007 at 5: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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