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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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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식시장에서 ‘미래에셋 신드롬’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투자자들이 은행과 증권사 창구에서 미래에셋 펀드만 찾는 바람에 시중 자금이 미래에셋으로 대거 쏠리고 있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최근 미래에셋이 판매를 시작한 ‘인사이트 펀드’는 발매 보름 만에 무려 4조원이 몰리는 ‘사건’을 일으켰다.
주식형 펀드시장에서 미래에셋이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현재 31.9%에 달한다. 2위 업체(8.3%)와의 격차가 무려 24% 포인트 가까이 벌어져 있는 압도적인 1위이다. 그래서 주식시장에는 미래에셋과 비(非) 미래에셋 증권사가 있다는 우스개 이야기마저 있을 정도다. 미래에셋은 IMF 경제쇼크가 발생하던 1997년에 만들어진 신생(新生) 금융회사다. 불과 10년 만에 국내 최고의 증권사로 급성장한 노하우는 과연 무엇일까.
증시 관계자들은 미래에셋의 신속한 의사결정 시스템과 박현주 회장의 리더십을 첫 번째 비결로 꼽는다. 신상품을 내놓거나 해외진출을 할 때 삼성, 대우, 우리 등 대형 증권사들은 수개월에 걸쳐 시장조사와 서류검토를 한다. 반면 미래에셋은 유망한 사업 아이템이 나타나면 그룹 오너인 박현주 회장이 먼저 달려가서 현지 검토를 한 다음 신속히 결정을 내린다.

다음 커뮤니케이션이 지난 1999년 자본 증자(增資)를 할 때의 일이다. 당시 창업자인 이재웅 사장은 삼성과 SK 등 재벌기업을 찾아 다니며 자본 참여를 부탁했다. 그러나 모두들 ‘사업 전망이 불투명하다’며 거절을 했다. 이 사장은 마지막으로 미래에셋을 찾아갔다. 설명을 들은 박 회장은 이틀 정도 조사를 해본 후 ‘물건이 되겠다’는 판단이 들어 24억원을 투자하는 결정을 내렸다. 예상대로 6개월 후 증시에서 벤처 붐이 불면서 주가가 폭등했고, 박 회장은 다음 주식으로만 약 1000억원을 벌었다. 이 돈이 오늘날 미래에셋 그룹을 만든 종자돈이 되었다.
박 회장은 요즘 1년의 절반은 해외에서 지낸다. 주로 중국과 인도, 러시아 등 신흥 경제대국에서 시간을 보낸다. 미래에셋이 다른 회사들보다 중국과 인도, 베트남 투자상품을 6개월~1년 먼저 출시한 것은 이 같은 현장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대형 증권사들이 책상에서 서류 분석을 하고 있을 때 미래에셋은 이미 현지에 사무소와 법인을 설치하고 직원을 뽑는 기동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 국내 주식형 펀드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 /주완중 기자 wjjoo@chosun.com

두 번째 성공 비결은 시운(時運)이다. 미래에셋은 1999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뮤추얼 펀드(mutual fund)를 내놓았고, 2003년에는 중국 펀드, 인도 펀드 등을 개발해 국내에 해외 펀드 붐을 일으켰다. 또 비슷한 시기에 1조원 이상의 대형 주식형 펀드인 인디펜던스, 디스커버리 펀드를 내놓았다. 운이 좋았던 것은 신상품이 발매된 직후 한국과 중국, 인도 증시가 10~20년 만에 한 번 정도 찾아오는 대세(大勢) 상승기에 들어선 것이다.
박현주 회장은 “지난 10년 동안 우리도 열심히 일했지만, 주가가 상승 바람을 타고 펀드 시장이 커지는 시운(時運)을 만나지 못했으면 오늘날의 미래에셋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세 번째 성공 비결은 뛰어난 마케팅 전략이다. 미래에셋이 판매하는 펀드의 종류는 무려 730여개에 달한다. 주식과 채권, 부동산, 파생금융상품 등 ‘없는 상품이 없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수많은 상품을 내놓고 있다. 그 결과, 발매 상품의 수익률도 연 1%에서 100%까지 다양하다. 미래에셋은 이 가운데 수익률이 좋은 대표 펀드(인디펜던스, 디스커버리)를 집중적으로 홍보하여 투자자들에게 ‘수익률은 미래에셋이 최고’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보이는 것만 믿으세요’라는 유명한 광고 카피는 이런 홍보 전략 하에 만들어진 것이다.
미래에셋 펀드 매니저들은 주중에는 절대 술을 마시지 않는 내부규율을 가지고 있다. 외부 사람들과 저녁 약속도 거의 하지 않는다. 일이 끝나면 혼자 공부를 하거나 집으로 칼같이 퇴근을 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구재상 사장은 “펀드 매니저 한 사람이 평균 5000억~1조원의 자금을 관리한다”면서 “고객 돈을 실수 없이 관리하려면 항상 깨끗한 정신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게 회사 방침”이라고 말했다.
네 번째 비결은 증시 흐름의 변화를 정확히 읽어낸 경영 능력이다. 미래에셋은 창립 직후부터 매매 수수료 수입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증권 영업보다 고객들의 자산관리에 중점을 두는 새로운 영업 방식을 채택했다. 인터넷 매매가 활성화되면 주식 매매 수수료가 거의 0(zero)원까지 하락할 것이라 생각하고 고객들에게 장기투자와 자산배분을 권유하는 쪽으로 경영전략을 바꾼 것이다. 실제로 미래에셋 점포에선 고객들에게 ‘종목 추천’을 전혀 하지 않는다. 그 대신 중국 펀드, 인도 펀드, 아시아 펀드, 국내 펀드에 돈을 적절히 나눠 장기투자를 하도록 권유한다.
이 러한 자산배분 영업 전략은 2003년 이후 증시가 대세 상승국면에 들어서면서 히트를 쳤다. 대표 펀드인 ‘인디펜던스’ ‘디스커버리’ 펀드는 5년 투자 수익률이 300~500%를 넘어섰고, 중국 펀드는 1년 수익률이 60~100%에 육박하는 기염을 토했다. 수익률이 좋게 나오니 돈이 미래에셋으로 꼬리를 물고 몰리는 선순환(善循環) 성장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 런 시장 분위기로 볼 때 미래에셋의 돌풍은 앞으로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맞춰 경쟁사들의 견제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미래에셋이 경계해야 할 적(敵)은 미래에셋 내부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 그룹 경영에서 박현주 회장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이 그렇고, 또 수탁 자금이 40조원(주식형과 채권형 상품 포함)에 육박할 정도로 몸집이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는 점이 그렇다. 수탁자산이 너무 커지면 예전과 같은 높은 수익률을 내기가 점차 어려워진다.
한 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미래에셋의 급성장은 우수한 인재들의 실력에다 운(運)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가능했다”면서 “언제나 운이 좋을 수만은 없는 이상 미래에셋이 요즘의 주가 폭락 시기를 어떻게 돌파해나갈지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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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soyul's papa

12월 11, 2007 , 시간: 6:03 오후

비분류, Finance에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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